dimanche 2 septembre 2007

마느껜-삐쓰 (Manneken-Pis)

아스떼릭쓰오벨릭쓰를 반갑게 맞이하여 음식을 대접하는 벨직의 농부 뵈따닉쓰에게는 아모니아크 (Amoniake) 라는 이름의 부인이 있습니다. 이 이름 역시 ammonic/ammoniaque 에 네덜란드어적 분위기를 준 것입니다. 네덜란드의 여자 이름들은 -ke로 끝나는 경우가 많고, 일반 단어들에도 -ke 또는 -eke 라는 어미를 붙이면 축소형, 애칭형이 되기 때문입니다.

뵈따닉쓰와 아모니아크에게는 어린 아들이 하나 있는데, 그의 이름은 마느껜 (Manneken) 입니다. 이 말은 « 사람, 남자 » 를 뜻하는 네덜란드어 Mann 에 축소형 어미를 붙인 것으로, « 소년, 꼬마 » 란 뜻이고, 만화 속의 이 꼬마는 브뤼쎌에 있는 유명한 마느껜-삐쓰 (Manneken-Pis = « 오줌싸개 꼬마 ») 와 꼭 닮은 외모를 갖고 있지요.

한편 마느껜과 혼동하지 말아야 할, 마느껜삑쓰 (Mannekenpix) 라는 인물도 등장합니다. 그는 벨직 출신의 요리사로, 그의 이름 역시 Manneken-Pis 로부터 왔습니다.
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소나 기념물, 예술품 등이 실제로 가서 보면 생각보다 볼품 없는 경우들이 종종 있지만, 마느껜-삐스 만큼 허무한 경험은 개인적으로 정말 처음 해봤습니다. 이것은 저 뿐만 아니라 마느껜-삐쓰를 본 대부분의 사람들의 의견인 듯 싶습니다. 일단 동상 자체도 워낙 조그맣고 보잘 것 없지만, 그 주변 환경은 더 실망스럽습니다. 사실 별거 아닌 것도 포장과 연출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럴듯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, 이 동상은 한적한 주택가의 좁다란 골목길의 한쪽 귀퉁이에 거의 버려지다시피 한 채 있기 때문에, 자칫 잘못하면 눈길 한번 주지 못하고 지나칠 위험이 많습니다. 정확한 크기는 55,5 쎈티라고 하지만, 실제로는 30쎈티도 안 되 보이며, 조각으로서의 예술적인 가치도 전혀 엿보이지 않는 이 동상이 왜 세계적으로 유명해 진 걸까요 ? 이건 제가 답을 알고 되묻는 질문이 아니라, 정말 궁금해서, 도대체 이해가 안 가서 묻는 질문입니다. 제가 읽은 관광 안내책에서는 이 동상이 나름대로 브뤼쎌 사람들의 도전적인 정신, 남들을 그대로 따라하지 않으려는 독립성, 벨직인들 특유의 유머를 상징한다고 하는데, 그렇다고 받아들일 수 밖에 없긴 하지만, 여전히 완전히 설득이 되지는 않네요. ^^

제롬 뒤께느와 (Jérôme Duquesnoy) 라는 사람이 조각한 이 동상은 1619년에 처음 이 자리에 설치되었는데, 여러번 부숴지고, 망가지고, 도난당하곤 했답니다 (따라서 지금 길에 있는 상은 복제본). 가장 처음 당한 수난은 1747년 브뤼쎌을 침략한 프랑쓰 군대에 의해 팔 하나가 잘려진 것이라고 합니다. 여기에 대해 사과를 하고자 루이 15세는 루이 15세 양식의 옷을 선사했다고 합니다. 마느껜-삐쓰에게 입힐 옷을 선사하는 것은 1698년 막씨밀리앙 드 바비에르 (Maximilien de Bavière) 에 의해 처음 시작되었으며, 현대까지도 브뤼쎌을 방문하는 공식 사절단들은 브뤼쎌 시에게 마느껜-삐쓰의 옷을 선물하는 것이 전통이라네요. 따라서 마느껜-삐쓰는 각국의 전통 의상, 다양한 직업의 제복, 유명한 사람의 모방 등등, 750 점이 넘는 옷을 가지고 있으며, 이 옷들을 볼 수 있는 박물관이 그 근처에 있습니다. 그리고 이 옷들은 단지 박물관에만 보관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일년 내내 이런저런 사건, 행사, 기념일들에 맞춰 마느껜-삐쓰에게 입혀집니다. 어떤 옷을 언제 입힐까를 정하는 위원회가 있으며, 옷입히는 것만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공식 옷입히는 사람 (habilleur officiel) 도 있다지요. 또 비록 드물지만, 특별한 행사 때는 물 대신 맥주를 오줌으로 나오게 하기도 한다는데, 옛날에는 훨씬 더 그런 기회가 잦았고, 심지어 렁빅, 또는 포도주, 꿀물 등을 나오게 하여, 사람들은 직접 이 오줌싸개로부터 음료수를 받아마셨었다고 합니다. (지금도 과연 그러는 사람들이 있을까 ?)

한복을 입은 마느껜-삐쓰
(이 사진은 인터넷에서 발견한 건데, 어떤 분이 구경을 갔다가, 근처의 기념품 가게에서, 각국의 전통 의상을 입힌 카드 놀이를 보고서, 그 카드를 사진으로 찍은 것이라 합니다.)

한편 브뤼쎌에는 마느껜-삐쓰 외에 Jeanneke-Pis (오줌싸개 소녀) Zinneke-Pis (오줌싸개 강아지) 도 있는데, 이 둘은 모두 최근에 관광 목적으로 설치한 조각들로, 오줌싸개 꼬마보다도 더 볼 가치가 없는 동상들입니다. 왜 브뤼쎌은 오줌에 이렇게 연연해 하는 것일까요 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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