samedi 23 août 2008

graduel « 화답송 »

« 층계, 계단 » 을 뜻하는 라띠나어 gradusgradus ad Parnassum 외에 또하나의 음악 용어 graduel 의 어원이기도 합니다. 보다 정확하게는 répons granduel 이나, 흔히 줄여서 부르는 graduel 이라고만 하는 이 말은 꼭 음악 용어라기 보다는, 미사의 일부로써, 제 1 독서 뒤에 노래되는 응답송을 칭합니다. 이 기도문이 이런 이름을 갖게 된 데는 약간의 논쟁이 있긴 하지만, 애초에는 제단이나 독서대로 올라가는 계단에 서서 노래불렀기 때문인 것으로 믿어지고 있습니다. 그래서 우리말로도 옛날에는 « 층계송 » 이라고 했었는데, 한동안 « 응송 » 이라고도 부르다가, 얼마전부터는 « 화답송 » 이라고 한답니다.

응송, 응답송, 화답송 같은 말은 불어 répons, 라띠나어 responsorium 등을 우리말로 옮긴 것으로, 노래를 부르는 방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. 즉 한 명의 독창자가 한 구절 (V) 을 노래하면, 나머지 신자 모두가 여기에 대한 « 답 » 으로 짧은 후렴구 (R) 를 노래하는 것이지요. 그러고나면 다시 독창자가 새로운 가사와 새로운 선율을 노래하고, 신자들은 다시 후렴구를 부르는 식으로 계속 이어집니다. 결국 아래와 같은 형식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.

(R) - V1 - R- V2 - R - V3 - R - V4 - R, etc.

R 는 모두 합창이고 항상 똑같은 선율과 가사인 대신, V 는 모두 독창이고 새로운 가사이긴 하지만 반드시 선율이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. 대개는 독창자가 가사의 리듬과 길이에 따라 자유롭게 장식과 멜리슴 (mélisme) 을 넣어가며 부를 수 있습니다. 아무튼 천주교의 미사나 성무일도에는 이렇게 주고 받는 응답 방식으로 부르는 노래들이 여럿 있는데,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그라뒤엘인 것입니다.

현재는 그라뒤엘 또는 화답송을 노래로 부르는 일은 드뭅니다. 하지만 사회자 한 명이 기도문의 여러 구절을 읽는 동안 신자들이 중간중간 후렴구를 반복하는 그 낭독 방식은 여전히 음악적 기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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